2012/02/27 개학준비 What I did



가볍게 새로운 반 청소나 해볼까 하고 1시반쯤 학교에 갔다가
거의 반 시체가 되어 6시 반에 돌아왔다.
어린이집 선생님들만 할꺼라고 생각했던
이름표 뽑아 자르고, 색지 대고 자르고, 코팅해서 자르고 으아아아악!
이 반복적인 단순노동을 사물함표, 신발장표, 파일꽂이표, 클리어 파일제목표...

호접몽에 이은 칼접몽(내가 칼인지 인간인지..)에 시달리며
주린 배를 잡고 겨우겨우 집에 왔다.

또 아직은 불편하고 어색한 사이인 부장님과 동학년 선생님과
어색 돋는 이야기를 나누며, 눈이 점점 나빠져서 잘라야 할 선도 분명히 안 보이면서
내 머리에 소녀 감성을 가득 채워 맞장구를 치다가 정신적으로도 반 시체가 되어버렸다.


아 개학이란
개학이 곧 다가오는구나
갑자기 이육사 시인의 '청포도'가 떠오른다. 언젠간 시원하고 달콤한 청포도를 맛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!
참, 나중에라도 보고 다시 생각 날 수 있게 오늘 부장님이 하신 말씀을 좀 적어둬야겠다.

1. 학부모와는 최대한 멀리~ 멀리~ 말도 멀리, 만남은 더 멀리. 부탁하는 순간 너는 학부모의 노예~
2. 학생이랑은 최대한 가까이~ 가까이. 친절하고 따뜻하지만 엄격하게.

엄청나네 처음 '수학의 정석'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의 막막함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이다.
교육자의 삼라만상을 꿰뚫는 단 하나의 지혜!랄까..
아, 걱정이 산더미 같다.
환대 받는 곳도 없이, 나홀로 섬 같은,
어디에도 맘 붙일 곳 없는 외로운 학교 생활이지만,
그래도 담임이 되면 내가 예뻐하고 가르쳐야 할 애들이 생긴다는 마음에
한켠으론 안심이 되기도 한다.



3월 2일 권선생의 담임 스타또!





덧글

  • 2012/02/29 10:33 # 삭제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peony 2012/02/29 23:06 #

    사실 우리반은! 남15 여9 24명의 조촐한! 귀염 돋는 3학년이 아닐까 싶어!
    아 두근거린다...!
댓글 입력 영역


포춘쿠키